사랑 이야기 글

외인출입금지

아련이 2015. 1. 4. 14:14

        

외인출입금지          은향
 

오렌지 쥬스 병을 햩던 때 처럼

온통 오렌지 빛으로 물들었다.


언젠가 모가지에 칭칭감긴 줄에서 벗어나려고

툭툭, 고개를 휘두르며 곤두박질 쳤지
그리고,

탬버린처럼 흔들던 가쁜 숨소리가

 

사라진 콘크리트벽 아래 나른한 햇살이 들 때

외인출입금지 팻말을 달고

주렁주렁 식솔을 거느린 오렌지색 고양이


이제 막 익기시작한 열매들을

가득 품은 정원은

쏟아지는 햇볕속으로 천천히 걸어간다


아플까봐 상처받을까봐 버림받을까봐 세웠던

경계의 푯대를 내린 외인출입금지,
누런 잔디를 따라 눕는다

 

 

 

 


Tornero - 남택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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