홍시 두개 홍시 두개 이형심 안녕 굿모닝 아이들이 해맑은 가을아침에는 투명한 잎맥의 속살이 햇살에 붉어진다 바람소리에 몸 비비며 푸른 페이지들이 발갛게 물들고 바람은 낱장들을 나뭇잎위에 올리며 한권의 책을 천천히 낭독한다 창문 열면 손닿을 거리에 있는 감나무 연초록 잎 팔랑대다 햇.. 원고 퇴고 글 모음 2017.11.10
바다의 유언 바다의 유언 바다가 뒤척일 때마다 물의 표면에 별이 눕는다 오색 불빛 눕는다 한 때 어디론가 몰려가다 바닷가에 앉아 속삭이는 것 모두가 침묵이다 외딴섬에서 혼곤한 잠에 빠져 물 위로 떠오를 줄 모르는 저 등대 돌아 올 줄 모른 파도 위에 다솜 고운 가루별 쏟아 놓고 아슴아슴 떠오.. 원고 퇴고 글 모음 2015.06.05
은유의 누드 혹은 무등산 은유의 누드 혹은 무등산 이형심 일상의 과로를 벗어버린 그녀의 삶이 풍만하다 못해 장엄하다 바람 불고 키 낮은 것들이 파르르 떠는 그 떨림의 순간에 고요가 일었을까 사방, 길 없는 길 위에 지친 무등의 산중을 헤매는 중후함이 켜켜이, 시간의 억겁으로 쌓여 수평으로 누웠다 굳은 .. 원고 퇴고 글 모음 2015.05.21
가을저녁 가을 저녁 달그림자 따라 찾아드는 그리움에 쉬 잠 못 드는 저녁 귀또리 소리만 정적을 깨우고 창틈 새 입질하는 재스민향기가 얄궂다 가을빛 구슬려 영글어가는 단감 한입 베어 물고 미리내길 따라가니 아득한 산 그림자 맥적기만 하다 서쪽 하늘엔 어제 보던 별빛 돌아가야만 따뜻했던 .. 원고 퇴고 글 모음 2014.09.10