隱香 시인의 향기
** 벚꽃 **
4월 춘설의 고통을 이기고
봄의 전령으로
벌거벗은 가지에 물오른
바풀떼기 꽃망울
주렁주렁 낳더니
비에 젖은 온 몸이
살포시 내려앉은
햇살 웃음에
아기 웃음 같은
꽃을 피웠다
겹겹이 수줍은 하얀 끛잎이
노오란 꽃술을 품고
살랑살랑 바람에 항기 날리면
내마음
치마자락 흔들며
어디론가 떠나고 싶다
12.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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