홍시 두개
이형심
안녕
굿모닝
아이들이 해맑은 가을아침에는
투명한 잎맥의 속살이 햇살에 붉어진다
바람소리에 몸 비비며
푸른 페이지들이 발갛게 물들고
바람은 낱장들을 나뭇잎위에 올리며
한권의 책을 천천히 낭독한다
창문 열면 손닿을 거리에 있는 감나무
연초록 잎 팔랑대다
햇볕을 가려 준 그늘이 되었다가
문득, 가을 아침
아이들의 재잘대는 웃음이
가지마다 주렁주렁 발그스름하다
가을, 이름을 호명하자
홍시 두개 냉큼 들어와 교실에 앉았다
17.11.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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